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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가지세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김도요 / 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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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행빌리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회 작성일 2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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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당신은 차별이 보이나요?]

 

  "한국인 다 되었네요."

  "희망을 가지세요."

  전자는 이주민을 향한, 후자는 장애인을 향한 모욕적인 표현의 대표적인 예로 언급되었다. 당혹스러웠다. 이 두 가지 표현은 얼핏 칭찬이나 격려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칭찬과 격려의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말을 한 당사자에게 이런 표현이 듣는 사람에게는 모욕적일 수도 있다고 알려준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한다면 더 이상 문제가 아닌걸까? 모욕을 한 사람은 없고 모욕을 당한 사람만 있으니, 모욕을 당한 쪽에서 감내하거나 생각을 바꾸어야 하는 걸까?

  단순히 몇몇 말들을 하지 않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왜 이런 말이 모욕이 되는지 이해하지 않으면 표현만 다른 비슷한 말을 하거나말이 아니라도 시선과 행동으로 드러날 것이다다행히도 이런 말이 왜 모욕이 되는지 알아내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당사자에게 물어보면 된다이런 말이 어떻게 들리는지

  (중략) 

  장애인에게 하는 '희망을 가지라'는 말 역시 전제 때문에 모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희망을 가지라는 건 현재의 삶에 희망이 없음을 전제로 한다. 장애인의 삶에는 당연히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더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의 삶에 가치를 매기는 것이 모욕적이라고 했다. 설령 장애인이 사회적 조건으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장애인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말하는 건 이상하다. 장애인이 희망을 가져야 할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변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평범해 보이는 특권]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있다. (중략) 간단히 말하면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당신을 잘 대해준다면 그건 나의 호의일 뿐 당신의 권리는 아니라고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무례함을 정당화시킨다. 

  일상에서 이 말은 요구가 부적절하다는 의미로 사용되곤 한다.

  (중략)

  장애인을 위해 국가가 예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별 감정이 없다가, 막상 장애인이 당연한 권리로서 국가 예산을 요구하면 기분이 상한다.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늘리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했더니, 지나가는 사람이 "나라에 고마워하며 살아야 해요"라고 충고한다. 고마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베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며 시위 방식을 문제삼는다. 나는 호의를 베풀 수 있지만 당신에게는 그것을 요구할 원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호의와 권리에 대한 이 이른바 ‘명언’은 불편등한 권력관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무언가 베풀 수 있는 자원을 가진 사람은 호의로서 일을 하고 싶다. 자신이 우위에 있는 권력관계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호의성(시혜성) 자선사업이나 정책은 그저 선한 행동이 아니다. 내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주고 말고를 결정할 수 있는, 통제권이 온전히 나에게 있는 일종의 권력행위이다. 만일 당신이 권리로서 무언가 요구한다면 선을 넘었다고 비난할 수 있는 권력까지 포함한다.

 

_ 제목에 깜짝 놀라진 않으셨는지요? ㅎㅎㅎ 책을 읽다가 공유하고 싶어 가져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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