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의 연결고리 가나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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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웠던 어느 여름날 저는 봉산동 골목을 해매기 시작했습니다. 이골목이 맞나? 아니 저기 저 골목인가? 골목골목 연결된 작은집들이 보이고 제가 한참을 해매고 있던 그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소현님의 가족들이였습니다.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도 닮은 생김새에 바로 알아 볼 수 있었죠. 어머니와 동생들을 기관에서
준비한 차에 함께 타고 2시간가까이를 달려 창평 우리 병원에 입원해 있는 소현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평소 교사들만 분기별로 병문안을 다녀왔는데 이번 방문은 가족들과 함께 가게
되어 소현님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았습니다.
한참을 달리다 저희는 소현님의 어린 동생들을 위해 잠시 휴게소에 들려 간식을 사기로
했습니다. 간식을 다 사고 차에 타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소현님의 어머니가 안보였습니다. 여수가 아닌 낮선 곳에서 혹여 다른 차를 탄 건지 아니면 화장실에 잠시 들른 건지 이러 저리
찾고 있는데 휴게소 매점에서 어머니를 찾았습니다. 어머니는 연신 “우리 소현이~ 우리 소현이~”하며 병원에 있는 딸이 뭘 좋아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며 과자를 집었다 내려놨다 한참을 고민을 하고 있었고 그런 어머니의 모습에서 정성이 가득 묻어났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여 어머니가 준비한 간식과 동생들의 모습을 보자 소현님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 얼싸 안고 서로의 모습들을 살피고 볼을 쓰다듬으며 서로의 입에 맛난 간식을 넣어주며 가족은 그렇게 그간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소현님이 “엄마~ 엄마~”하며 부를 때마다 소현님의 입에 하나라도 과자를 넣어주고 싶은
어머니의 손은 바삐 움직였고, 어머니의 정성을 받은 소현님은 동생들의 입에 하나하나 과자를 넣어주며 그간 동생들에게 나눠 주지 못한 정을 나누었습니다.
“선생님 나 엄마랑 집에 돌아가도 돼요?” “다음에도 같이 와요? 네?”하고 물어오는 소현님
앞에서 저희 교사들은 그저 얼른 건강해져서 함께 하자고 말을 할뿐. 함께 집으로 가자고 대답을 해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안고 돌아섰습니다.
어머니와 소현님이 마주잡은 손을 애써 놓고 발걸음을 돌리며 돌아오는 길에 저희는 이런
가족과의 만남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현님과 똑 닮은 엄마!! 소현님과 똑 닮은 동생 하나!, 동생 둘!
어디에 내어놔도 가족임이 분명합니다. 장기간의 병원 입원으로 가족이 너무나도 그리웠을
소현님에게 저희 가나헌이 작은 징검다리가 되어주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습니다.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는 소현님은 부모님의 지적장애로 인하여 양육의 어려움이 있어 2012년 입소하였으나 시설에서도 계속 되는 돌발행동으로 안전상의 위험으로 인하여 가족들의 동의하에 현재 병원 입원 치료 중에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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