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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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멘티 아동은 여고1학년 조아영.
아영이는 내가 201호 생활방을 맡고난 후 지현이 이후 입소했던 두 번째 아동이다.
아동이 입소했던 그날이 생각난다.
아영이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고, 중1 여자아이. 이름은 조아영. 조금은 문제가 있는 아이.
어떤 문제가 있는 아이일까? 노는 아이일까? 궁금해하면서 기다렸는데...
두둥~아영이와의 첫만남은 약간은 부족해 보이는...언니와 헤어지기 싫어서 울고 있는 아영이. 어떤 아이인지도 모르면서 달래는 나.
아영이는 4남매중에 3녀로 가족중에 혼자만 삼혜원에 입소를 하게 되어 처음부터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했던 아동이다.
입소후 처음 일주일 동안은 매일 밤마다 엄마가 언니가 보고 싶다고 울고, 엄마를 보겠다며 엄마집으로 가고, 언니집으로 가고...그래서 매일 학교 끝나는 시간에 귀원하지 않으면 엄마집으로 언니집으로 아영이를 찾으러 다녀야했던...무던히도 속을 많이 썩였던 아이였다.
그런데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진행하자고 했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난 아이는 아영이였다.
여고 1학년인 아영이지만, 여느 여고생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그래서 마음이 더 쓰이는 아이이다.
어제는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위해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학교앞에서 아영이를 기다렸다.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몇 번이나 약속을 했다가 취소하고 해서인지 학교에서 나오면서 내가 있는지 없는지를 두리번거리면서 학교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차에서 내려 "아영아~"하고 부르자 어찌나 반갑게 뛰어오던지...차에 타자마자 "선생님이 안오셨을까봐 걱정했어요..."라고 말하는 아영이를 보면서 다음부터 우리서로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자고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아영이와 첫 번째로 한 일은 체육복을 구입하는 것. 내일 체육시간까지 체육복을 가져가야한다면 막무가내로 체육사로 가자고 하여, 생활방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고 체육복을 구입했다.
“다음은 뭐할까?” 했더니...“몰라요~”...
“그럼 우리 롯데마트에 가서 옷도 구경하고 저녁도 먹고 할까?”했더니...“좋아요~”
“아영아~~니가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이렇게 말하고 롯데마트로 향했다.
가는 차 안에서 “예전에 선생님이랑 같이 살 때 참 좋았는데...우리 새집 지어지면 선생님 다시 와서 우리랑 같이 살면 안돼요?” “글쎄...생각해볼게....”.
학교생활 이야기, 엄마 이야기, 가족 이야기...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롯데마트에 도착.
정해진 금액이지만 뭘해주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옷을 구입해주기로 결정.
예쁜옷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우리 아영이에게 구입해 줄수 있는 옷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그 한정된 옷에서도 사이즈가 없어서...조금은 작은듯한 옷을 구입해서...다음 멘토-멘티 프로그램 전까지 꼭 다이어트를 해서 다음에 만날 때는 예쁘게(?) 이 옷을 입고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옷을 사면서 맞는 것을 찾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밥을 먹자고 하니...메뉴판 앞에서 너무 신중하게 고민하는 아영이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그~조금전에 옷이 맞지 않아서 챙피했던 것은 다 어디로 가고, 먹어보겠다고...역시 조아영이다’
그래서 먹은게 냉면...냉면을 다 먹고 나를 쳐다보는 모습에서...내가 먹던 햄버거를 반쪽 나눠주었다. 거절 할줄 알았는데 거절하지 않고 다 먹는 아영이...‘아영아 나도 배가 고픈 임산부라고...’
마트에서 신나게 먹고, 떠들고, 구경하고 삼혜원으로 돌아오는 길.
“아영아~ 다음 한달동안도 생활방 선생님들 말씀 잘 듣고, 사고치지 말고...그리고 꼭 다이어트도 하고...알겠지?”....
“네~그럼 우리 다음달에 또 만나는 거에요?”...
“응. 생활방 선생님한테 확인하고 아영이가 생활 잘 했다고 하면 또 만날 거야~”...
“네~”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 교사와 아동의 1:1관계가 아동에게 꼭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현재 실시하고 있는 멘토-멘티 프로그램이 그런 시간을 마련해 줄 수 있어서 참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 같다. 한달에 한번씩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에게는 한명의 교사가 오롯이 자신에게만 관심을 가져주는, 애정결핍(?)을 해소해 줄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교사들에게는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아이들을 이해하고 알아 갈 수 있는 시간이 되는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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