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삼혜원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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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야. 듬직이가 동백원에 가게 되었어”
“...”
“듬직이가 동백원에 가게 되니까 엄마는 너무 슬픈데.. 재희는 말이 없네?”
“잘됐다”
“응? 듬직이가 동백원에 가게 된 게 잘된 일이라고? 재희는 슬프지 않아?”
“잘됐어요. 엄마들이 그동안 듬직이 때문에 많이 힘들었잖아요.
듬직이가 삼혜원에 없는 게 전 훨씬 좋아요”
재희의 말 한마디가 마음 한 켠을 저며오게 하네요.
삼혜원 202호는 “꽃보다 듬직이”편에 방송되었던 F4 네 명의 아이들 말고도 막내 태산이, 재희(초1), 대희(초2)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일곱 명의 모든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똑같이 사랑을 주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아픈 듬직이에게 더 많은 관심이 기울여 질 수 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다른 아이들이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하며, 엄마의 관심도 더 많이 못 받게 되는 게 사실이이니까요.
그 박탈감에서 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원봉사자분들이 오거나 방문객들이 올 때면 아이들은 유난히 더 관심 받기위해 애를 씁니다.
노래를 부른다거나, 평상시 하지 않는 때를 쓴다거나, 심지어는 심한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한 바탕 전쟁을 치르고 손님들이 가고나면, 우리들은 또 아이들을 다그치기 마련이죠.
그 상처받은 어린 마음을 보살피기엔 내가 너무 지쳤는지도 모릅니다.
원가정에서 제대로 된 양육을 받지 못하고 온 우리 아이들이건만.
처음 이 아이들을 품을 때는 누구보다 잘 해주리라 마음을 먹었건만.
그날 그날 닥친 하루 일을 처리하고 지내다보면 어느덧 퇴근시간,
내 몸 하나 추스르기 힘든 시간이 되어서야 아이들의 얼굴이 보입니다.
‘하교 후에 재희가 나에게 먼가 말하려고 했던 거 같은데.. 바쁘다며 내가 못 들어줬네’
‘밥 늦게 먹는다고 은별이보고 또 다그쳤네’
‘형이니까 좀 참으라며,,, 대희애기는 안들어 줬어’
늘 이렇게 후회하는 나는 경력이 7년차입니다.
언제쯤 후회하지 않고 아이들을 맘껏, 원껏 사랑했다고 말하는 순간이 올까요.
그래도....
내일 출근하면 아이들을 향해 꼬~~옥 안아주면 말해주어야 겠습니다.
세상 누구보다 많이 사랑한다고...
그 마음마저 잊고 살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나는 삼혜원 간호사 오승희!!!
아이들의 선생님...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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